*((새 아침 소식))*/*엄마와 추억을 만들다*

엄마랑 걷는 꽃길.

*세실리아* 2022. 3. 14. 11:22

잘 가꾸지 않은 화단에서 삐쭉 얼굴을 내밀고는 우리더러 알아서 피해 가라고 하는 것 같다. ㅎㅎ

 

잡초만 뽑아내고 뒷손질은 다음으로 미루고 있나 보다.

 

걸을 때 마다 꽃이 있으면 무조건 찍어서 저장을 하다 보니, 올 해 찍은 건지 작년에 찍은 건지 잘 모르겠다.
남의 집 휀스 안의 잔듸 대신 심어 놓은 것들을 훔쳐? 찍었다. ㅋㅋ
주택들이 오래 된 건물들이어서 화초들도 오랜 세월을 함께한 티가 난다.
얘네들도 엄청 나이를 먹은 티가 난다.
주택가라서 인도, 보도(Walkway)에도 화초들이 무성하다.
캘리포니아의 잔디는 사시사철 녹색인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겨울에도 골프장의 잔디는 녹색이다.

 

울엄마도 평생 독서를 너무 즐기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89세때 부터 황반변성이 시작되더니 지금은 육 개월마다 눈에 주사를 맞으시는데, 부분 마취 주사 놓은 후 십분 후에 안구에 주사를 한다. 엄마랑 병원에는 함께 가는데도 난 주사하는 걸 절대로 못 본다. 그런 걸 이제는 의사가 다 알고 있어서 "자 이제 주사합니다."라고 말해 주면, "다 됐습니다. 라고 할때까지 난 얼른 두눈을 꾹 감고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참고로 울 엄마의 의사들은 모두 한인 타운의 한인의사다.)

 

이 구간을 엄마랑 거의 매일 걸으며 산책을 했는데, 이제는 엄마가 밖에 나가기를 꺼려 하신다. 지팡이 짚는 것도 싫어 하시고 윌체어 타시는 건 더 더욱 싫어 하신다. 그런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는 게 그렇게 싫으신가 부다.

그래서 나는 울 엄마의 든든한(튼튼한)? 지팡이가 되어 드린다. " 엄마, 제 팔을 꽉 잡고 저한테 맘껏 몸을 의지 하고 걸으세요. 그럼 다른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너무 너무 다정해 보여서. 어쩌면 부러워서 기절할지도 몰라 엄마." 나에게 힘들게 해 주는 것이 싫으신 엄마가 처음엔 좀 주저하시더니 이젠 맘 놓고 당신 몸을 내게 맡기신다. 마음 같아선 어부바도 해 드리고 싶은데 몇 번이나 졸르고 여쭈어 봐도 부끄러워 하시며 싫다고 하신다. " 내가 어릴땐 엄만 날 많이 업어 주셨으면서 P~E~난 엄말 못 업게 하긍~" 딸이 힘들까 봐 매사 조심조심하시는 울엄마. 너무 착하셔서 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