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나의 일상*

ㅉㅉ 곰국이 라면으로....

*세실리아* 2022. 6. 28. 09:09

 

동생이 엄마 드리라고 곰국을 만들어 와서, 뜨겁게 데워 드릴려고

스토브 위에 올려 놓고 끓을 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Research에 몰두하고 있는데

엄마가 "이 타는 냄새가 어디서 나는 거냐" 고 하신다.

깜짝 놀라 부엌에 가 보니 냄비가 타고 있었다....ㅜㅜ

 

씽크대 안에 넣고 물을 부어 식힌다음 다 타버린 곰국은 숯이 되어 긁어서 버리고

철 수세미로 닦어 보려고 했지만 지워낼 수 있을 지 막막했지만 그래도 닦어 보기로 맘먹고

열심히 쑤세미로 닦고 있으니까 엄마는 그냥 버리라고 하시는데,

오기가 생겨서 온 힘을 다해 빡빡 문질러 닦아 내고 말았다.

한참 후 엄마께 보여 드렸더니 말끔히 닦았구나 칭찬하실 줄 알았더니

 "그냥버리지 뭐하러 힘들게 닦았냐" 시며 이젠 조금씩 버려도 된다고 하시는데

웬지 그 말씀이 내 맘을 한없이 서글프게 했다.

그러잖아도 엄마는 삼개월에 한 번쯤은 집안을 뒤져서 버리기도 하시고

누굴 주기도 하시고 당신의 소유를 조금씩 줄이고 계신다.

그런 엄마를 볼 때마다 떠나실 준비를 하시는구나 생각이 들어 가슴이 메어 진다.

 

 

국물이 별로 없는 짙은 곰국은 재가 되어 사라지고 탄 냄비 닦은 후 바로 라면을 끓였다.

진라면 한 개에 만두 네개 빠뜨려서 엄마랑 둘이 똑 같은 양으로 나눠 먹었다.

엄마랑 내가 같은 식성중에 하나,,, 국물을 많이 못 먹는 것이다. 엄만 어떤 국이든

세 스픈 정도 드시고 난 아예 국물을 안 먹는 다. 라면도 국수 건져 먹고 나서 맨 마지막에

국물 한모금 마시는게 내가 라면 먹는 방법이고 라면은 이렇게 사고 친날이나

라면 아니면 안되는 날만 만들기 때문에 어떤 때는 라면 봉지 다섯개 들어 있는 거 사 놓으면

1년이 지나서 버릴 때도 있다.

아직도 탄 자리가 남아 있지만 닦자마자 (진라면)라면 한 개를 끓였다. 접시에 담겨 있던 만두를 네 개 빠뜨린 거임....나머지는 한개씩 따로 먹는다.
우웩~!!! 타 버린 내용물 다 긁어 버리고 씩씩하게 철수세미 들고 용감하게 덤볐다. 이 냄비 닦느라 팔뚝이 얼마나 아프던지, 오늘 자고 일어나면 내 팔뚝에 감자 만한 알통이 뿌잉 뿌잉 자리잡을 것 같다....
아무 세제도 안쓰고 무조건 철수세미로만 너무 세게 문질러서 스텐레스에 기즈가 가득이다. 이 냄비는 내가 벌써 몇번 태워서 여러번 수난을 겪은 냄비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잘 닦은 거임??? 냄비 잘 닦는지 못닦는지 볼려고 태운 건 아님~

 

 

한번 태운 냄비는 쉽게 탄다고 다음엔 버리라고 하셔서 그러겠다고 약속했다.......그래서 앞으론 타지않게 더 조심해야 겠다.

 

동생이 정성 껏 만들어 온 곰탕은 재가 되어 사라지고 말았고 식사때가 지나 버려서 냄비를 닦은 즉시 만두와 라면을 끓여 엄마랑 나눠 먹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찾아 주시고 기쁨 주시며 행복을 주시는 벗님,

항상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사랑해요!!!

삽입음악: So Beautiful Rain